[논평] 차별금지법 제정, 반드시 해야 한다더니 누가 대신하길 기다리는가?-더불어민주당은 4월 내 제정 추진하라
차별금지법 제정, 반드시 해야 한다더니 누가 대신하길 기다리는가?
-더불어민주당은 4월 내 제정 추진하라
차별금지법이 처음 제안된 2007년으로부터 15년이 흘렀으나, ‘더 시급한 사안이 있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서’와 같은 이유로 국회에서는 여전히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시민들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166개 단체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행동해 오고 있다.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은 국회 국민동의 청원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021년 9월 매일 10시간씩 120여개의 집회로 이어 나가는 13일간의 온라인 농성을 진행했으며, 10월에는 부산에서 국회까지 30일의 도보 행진을 진행하고 11월에는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농성단을 꾸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현재는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쟁취를 위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단체의 활동가 2인이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렇게 국회 밖의 시민들이 결집하여 행동하는 동안 국회 의석 300석 중 과반수인 172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차별금지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여성을 향한 차별과 혐오에 대한 제지도 지연되었다. 급기야 대선 후보에 의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이 나올 지경이 되었고, 당선된 후에는 “여성가족부는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며, 성평등 전담 부처 폐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여성들의 삶은 어떠한가. 채용 과정에서 여성 면접자에게 성차별적 질문을 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학교에서는 교사가 여성 청소년에게 성차별적 폭언을 일삼고 있음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기도 하였다. 한국의 성격차지수(GGI)는 156개국 중 102위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성차별의 극단적인 형태인 여성폭력은 가정, 직장, 학교 등 모든 영역에서 여전히 만연하다. 2021년 한해에만 최소 1.4일에 1명의 여성이 친밀한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을 겪었지만, 여성폭력 실태와 범죄 현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국가통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성차별과 성차별로 인해 발생하는 여성폭력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면 지금 같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 20주년 기념식에서 “20년 전 우리는 인권이나 차별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만들지 못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이라는 기구법 안에 인권 규범을 담는 한계가 있었다”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은) 인권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 직후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 국회에서도 심의에 들어가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또한 3월 2일 KBS 대선 TV 토론회에서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으며 대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모두를 위한 평등법 제정'을 5대 개혁과제로 내걸기도 했지만 지금 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렇듯 차별금지법 제정에 있어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막아서고 있어서 공청회조차 열기 어렵다”는 답변만을 반복하며 혐오 세력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태도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여러 반발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당론으로 채택하여 입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렇듯 거대 여당으로서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입법을 추진할 수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합의' 등을 운운하며 손 놓고 물러나 있을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언제까지 비겁하게 변명만 할 것인가. 더 이상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핑계 대지 말라. 토대는 마련되었다. 이제는 '검수완박'과 같은 추진력으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일만 남았다. 그동안 발언한 내용들에 대해 책임을 갖고 대통령 임기 종료 전 4월 내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 관련기사: http://www.ekore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178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화요일 ‘화요논평’ 202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