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대 여성인권활동가 아카데미 후


백수연


‘아이들, 학생들, 미래 세대’, 그리고 ‘자라나는, 기특한, 내일의, 앞으로의’. 한 무리의 사람들을 부르고 꾸미는 말들에는 생각이 스며들어있다. 그 생각이 적절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바로 그 말들이 부르고 꾸미는 바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내가 청소년이었으면서도 청소년들이 어떻게 불리길 원하는지, 어떻게 대해지길 원하는지 알지 못했고, 알아보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으로 일한 시간이 길어서라는 핑계로, 나는 내가 겪었고 그래서 또 내가 굳히게 된 ‘청소년’의 관념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 그리고 성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공부하면서, 청소년 역시 이 사회의 또다른 소수자임을, 그들의 인권 역시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후 청소년 관련 이슈를 맞닥뜨릴 때마다 매번 ‘지금 내가 ‘청소년 혐오’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를 점검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어떤 것이 ‘청소년 혐오’이고 어떤 것이 아닌지를 정확히 구분하지는 못해서 답답했다. 더구나 이제 한 달 조금 넘게 남은 캠프에서 만나게 될 10대 여성들과는 ‘선생과 제자’가 아닌, 함께 공부하고 연대하는 동반자가 되어야했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 차례 진행된 회의에서 나 뿐 아니라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다른 활동가분들도 청소년 인권 공부가 필요하다고 종종 건의했다. 그래서, 드디어, 6월 교육은 ‘청소년 인권’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번 강의에는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의 혜원님이 강사로 초청되었다. 청소년기를 이미 지난 여성인권활동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교육이다 보니, 보다 이해가 쉽도록 혜원님은 여성 인권과 청소년 인권이 얼마나 닮아있는지를 우선 짚어주셨다. 언제 어떻게 페미니즘을 접했고, 또 왜 여성 인권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했는지 서로 경험담을 나누면서, 비슷한 맥락으로 혜원님이 접하게 된 청소년 인권 운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청소년 인권 운동이 왜 필요한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내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청소년을 대하는 태도나 말의 어떤 점들이 청소년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인지 여러 사례를 통해 배웠다. 특히 ‘보호주의’에서 말하는 보호는 ‘공부를 잘하는, 얌전한, 착한’ 등의 자격이 조건으로 상정되는 반면 진짜 '보호'는 자격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마땅하다는 차이점을 배운 것과, ‘완벽한 성숙함’은 없다는 내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 스스로가 맹목적으로 청소년을 미성숙한 대상으로 여기고 있었고, 보호주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면서 나의 ‘청소년 혐오’를 보호주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청소년 인권 존중과 청소년 보호의 교집합과 여집합을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지만, 나를 돌아보고 점검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기준을 갖게 해 준 교육이었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각색한 고민들에 대해 각자 의견을 논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교육을 마치고, 이어진 시간에는 5월의 활동과제였던 사진이나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한 것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매번 ‘자신’을 주제로 하는 활동과제를 수행하기 때문에 나는 이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사진이나 영상에 우리 각각의 진솔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서 끊임없이 웃기도, 전문적인 수준의 세련된 결과를 보며 감탄하기도 하면서,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어떤 역사를 품고 있는지 공유했고,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캠프가 목전이라 회의는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열성적인 토의로 푸는 것 같기도 했다.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마무리가 된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돌아가는 길에서도 우리는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다. 곧 서로 살을 부대낄 2주가 다가오기에 우리는, 나는 모두를 더 알아가고 싶었다. 남은 6월과 다가올 7월에는 얼마만큼 더 배우고 또 더 이해하게 될지. 날을 손꼽아 지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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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법률이 어떻게 여성을 도울 수 있을까?
- 한국법률구조공단 견학 후기
한국여성의전화 7기 기자단 이린

 

무더웠던 지난 2일, 한국여성의전화 전문 상담원 교육 프로그램으로 한국법률구조공단 서울중앙지부에서 견학이 진행되었다. 견학은 한국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들의 강의로 구성되었다. 강의는 주로 법률구조에 대한 실무적 내용과 사례를 다뤘다. 이번 교육의 취지는 폭력 피해 여성들을 실무적으로 돕기 위한 절차를 알아보는 데 있었다.

 


 


 

오후 3시에 시작된 강의는 한국법률구조공단 소속 한유진 변호사가 진행하였다. 20명 남짓한 교육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강의를 들었다. 2시간 분량의 강의로, 긴 시간이었음에도 교육생들은 모두 진지하면서도 열의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강의 시작 전 한 변호사가 “한창 단 게 필요하실 시간이다”라며 교육생들에게 과자를 나눠 줘 교육생들 사이에 웃음이 퍼졌다. 밝아진 분위기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의는 한국법률구조공단이 하는 일, 가정폭력 및 성폭력에 대한 법률 구조 안내, 대표적 지원 사례 소개, 사례 연구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한국법률구조공단은 시민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 소송 구조, 법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거나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법률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 공단의 목표이다. 법률 상담의 경우 방문뿐만 아니라 웹 사이트(http://www.klac.or.kr/main.jsp)를 통해서도 이루어져,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 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한국법률구조공단 웹 사이트에서는 각종 법률 절차를 위한 서식을 내려받을 수 있어, 이러한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송 구조의 경우, 형사 사건에 대해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고소 대리를 해주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충격이 큰 성폭력 피해자가 고소 과정을 직접 밟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후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법률 구조가 더 자세하게 다루어졌다. 한국여성의전화 상담원의 경우 피해자를 한국법률구조공단과 연결해주고, 필요하면 동석하거나 구조 요청을 대리 접수하는 등의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한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원인의 연락처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구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조 대상자와 연락이 잘 안 되면, 구조 대상으로 선정되었음에도 통지를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구조 대상자의 자격은 건강보험료 기준 중위소득 125% 이내의 국민 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라고 한다. 한 변호사는 남편이 고소득자인데 가정폭력을 행사하며 경제권도 독점하고 있는 경우를 예로 들면서, 소득 부분의 경우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즉, 가구 소득이 고소득으로 분류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이 본인이 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구조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조 절차는 전부 무료로 진행되며, 소송 비용은 당장 내지 않고 납부를 유예할 수 있으니, 소송 구조에 드는 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구조 요청을 위해서는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상담사실확인원, 2주 이상 상해 진단서, 고소장 사본 및 접수 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구비 서류를 잘 알지 못해 한국법률구조공단에 문의가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윽고 이어진 사례 연구에서, 한 변호사는 실제 사례를 예로 들어가며 민사 및 형사 소송에서 있을 수 있는 법적 절차에 관해 쉽게 설명하였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생각하는 소송과 달리, 훨씬 더 복잡한 세부 절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 같은 경우에 저는 ‘사전 처분’보다는 ‘보호 명령’을 자주 청구하는 편입니다. ‘사전 처분’은 어길 시에 과태료 처분을 받지만, ‘보호 명령’은 위반하면 처벌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한 변호사는 이혼 소송의 예를 들며 ‘사전 처분’과 ‘보호 명령’의 차이에 관해 설명했다. 또, 장애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경우 검찰이 장애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성폭력은 그 범죄가 발생했던 일시가 특정되어야 법을 적용할 수 있는데, 장애 여성은 일시를 특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소송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한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변호사에게 가능한 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래야 변호사도 그에 맞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성폭력이나 가정폭력의 증거를 남기는 것이 소송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대화, 통화 내용 등, 가해자가 사과하거나 폭행을 인정하는 등의 내용은 중요한 증거로 남길 수 있다고 한다.

 

성폭력 사실이 거의 확실해 보였으나 가해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경우나, 오히려 가해자가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한 사건 등, 다양한 사례가 다뤄지면서 많은 교육생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 변호사는 “안타까운 결과가 나온 사례를 많이 말씀드리게 되었지만, 이러한 사례를 통해 상담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의를 들으면서, 페이스북에서 보았던 한 글이 떠올랐다. ‘성폭력을 당했을 시 당장 해야 하는 일들’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 불쾌하다는 이유로 섣불리 샤워하거나 옷을 버리지 말고, 얼른 상담소 등에 연락하고 옷도 잘 보존해 두어야 한다는 등, 실질적인 대처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글을 읽으면서 이러한 실용적 조언이 실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강의 역시도, 앞으로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자를 만나게 될 상담원들에게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상담원 교육생은 아니지만, 나와 주변 사람이 폭력 피해를 입은 긴급한 상황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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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용기에 용기를 더해서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6기 이윤희




어느새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의 1주기가 되었다. 사실 어느 새라는 단어가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내 삶과 주변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단어조차도 익숙하지 않았던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주변과 분노를 나눴다.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은 강남역 번화가에서 한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한 사건이다. 그리고 남은 여성들은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 지 1년이다.





젠더폭력에 대한 이해 없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해결될 수 없다

1주기를 기하여 한국여성의전화와 50여 개의 여성․인권․시민단체는 5월 17일 정오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피해 여성을 추모하고 더 많은 말하기와 행동으로 더 많은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현수막을 들었으며 순서대로 발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 9명의 발언자들은 젠더 불평등이 해소되어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여성단체 뿐만이 아니라 민주사회와 시민사회를 위한 단체들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시민사회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김미순 상임대표는 정부가 사건을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한계 짓고, 대책으로 공중 화장실 앞의 폐쇄회로나 화장실 안에 비상벨을 설치하는 정책을 내놓은 태도는 여성혐오와 젠더폭력에 대한 고민 없는 결과라고 규탄하였다. 그리고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미례 대표는 지속가능한 사회는 젠더 폭력이 종식된 사회임을 강조하며, 그러한 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하였다.


기자회견의 참가자들은 일 년 전 전국에 붙었던 포스트잇을 형상화한 현수막을 들었다. 그리고 기자회견이 1시간 정도 이어진 후에는 신촌과 홍대로 이동하여 다시 한번 더 포스트잇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시민들과 함께 진행하였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1년 전에 분노와 두려움을 포스트잇을 통해 쏟아냈던 것처럼, 1년 후에도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이 변하질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변화를 요구하는 의미를 가졌다. 그리고 저녁 7시에는 서울 추모 문화제에 참여하여 신논현역에서 강남역으로 이제는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행진을 이어나갔다. 


1년 전의 나와 1년 후의 나, 우리

이날 기자회견을 취재기자로서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지켜보는 것보다도 참가하는 것이 더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고 현수막을 들어 참가자들 사이에 섰다. 생각해보니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 올라가서 거리를 바라본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날씨는 매우 화창했고 차들은 쌩하니 지나갔다. 행인들은 호기심 있게 바라보거나 무심하게 지나쳤다. 큰 카메라들과 많은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 그러한 장면을 바라보니, 1년이라는 시간뿐만이 아니라 강남역에서 지금 여기 광화문까지 오게 된 사건들이 떠올랐다.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으로 내 기억에 가장 깊게 남은 것은 강남역 현장에 가서 들었던 말들이다. 우연히 그때쯤에 강남에서 술자리를 가질 일이 있었고, 다 함께 강남역 10번 출구로 가보자는 말이 나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부터 출구 벽에 빼곡하게 붙은 포스트잇이 보였다. 벌써 마음이 울렁거렸다. 가까이 다가가서 글을 읽으니 울렁거렸던 마음은 착잡하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변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더 참혹한 마음이 들게 한 것은 주위 사람들 다 들으란 듯이 떠들고 있던 한 남성이었다. 그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흘겨보듯 서 있으면서 계속해서 옆 일행에게 말을 걸었다. 그에게서는 간간이 ‘이건 정말 아니지 않아?’, ‘과한 일이야’라는 말들이 들려왔다. 또 어떤 커플은 팔짱을 끼고 와서는 웃으면서 괜한 일이라는 듯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이런 일들은 많았다. 친구가 헬스 트레이너에게 ‘회원님도 그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남자에게 잘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잠깐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에서는 서로 ‘저는 예쁘니까 이제 일찍 다녀야겠어요.’ 라며 농담을 나눴다. 누군가는 정말 어이없다는 투로 ‘사람 하나 죽은 건데 여성 혐오 범죄라고 한다’고 말했다. 두려움과 분노로 가득했지만, 주변의 반응에 혼란스러운 나는 뭐가 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여성이 살해당했다. 그리고 강남역에, 그 화장실에 가지 않아서 살해당하지 않은 여성들이 모였다. 어두운 밤 길이나 외진 곳이 아니어도 살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두려워했다. 그리고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러한 두려움과 분노를 모르거나 모르는 척하는 것 같았다. 두려움에도 추모를 위해 모인 여성들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모욕했으며, 어떤 이는 인형 탈을 쓰고 나와서 모두 사이좋게 지내자며 여성들의 고통을 무시했다. 지금도 그때도 나는 타인의 고통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없는 것으로 만드는 태도가 제일 비열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일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처럼 여기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해서 아예 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가장 비열한 태도다.





용기가 되어준 모두, 이제는 스스로 용기를 내어

잠재적 아군이라는 말이 요즘에 종종 쓰인다. 페미니스트들이 친절하고 자상한 말투로 말하지 않고 거칠게 말해서 페미니즘의 편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아군’을 잃었다는 식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이 말을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나는 정말로 그들의 아군이었다. ‘된장녀’나 ‘김치녀’가 아니라 ‘개념녀’가 되고자 노력했다. 항상 자기검열을 했고 그것이 왜 불편한지도 몰랐다. 하지만 강남역 사건 이후 나는 그런 것들을 모두 그만뒀다. 그리고 그것들이 얼마나 무가치하며 무의미한지를 안다. 그것을 알게 해준 것은 서로의 용기가 되어준 모두다. 모두의 덕분에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들을 모두 깨부술 수 있었다. 그들은 친절하게 얘기하지 않는다고 투덜대지만, 나의 친절은 그들을 위해서 준비된 것이 아니다. 내 친절은 나와 여성들, 존재 자체가 지워지려는 시도를 당하고 있는 성 소수자와 단지 성별을 이유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다.


1년 동안 용기를 주었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시작은 슬픔과 두려움이었지만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용기다. 이제 나는 더 많은 용기를 내고 싶다. 여기까지 이끌어 준 여성들과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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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대 여성인권활동가 아카데미 후기

박규현


  서울에서 산다는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아니다, 서울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에 더 자주 생각한다. 아니다, 서울에서 여자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더욱 자주 생각한다. 아니다, 서울에서 여자로 죽지 않는 법에 대해 더더욱 자주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을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문자 이외의 것을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지난 달 강의는 인터뷰였고, 이번 달 강의는 여성주의 미디어 제작과 활용이었다. 처음 미디어에 대해 배운다고 했을 때 겁부터 났다. 어렵겠구나, 싶었다. 내가 본 여성주의 미디어들을 세어봤다. 영화 <우리들>, <위로공단>, <소녀와 여자>……. 처음부터 끝까지 안심한 채 감상할 수 있던 작품들이었고, 이들의 이야기는 모두 여성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토막들이었다.


  강유가람 감독님의 강의는 주로 다큐멘터리 영화와 관련해 진행되었다. 그때부터 긴장이 풀렸다. ‘내 이야기, 내 입장, 내 시선, 내 해석이 담긴 하나의 기록물을 제작한다니, 그건 어쩌면 다른 여성주의 작품들보다 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세상에 쉬운 건 없고 분명 어렵겠지만, 내가 보던 세상을 남들도 똑같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흥미가 생겼다. 특히 강유가람 감독님이 짧게 보여주신 여러 다큐멘터리 영상들이 모두 좋은 이야기들이어서, 섣부를 수도 있지만 용기가 났다.




  이전부터 독립영화관들을 자주 돌아다니며 독립영화를 관람한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보여주시는 영상들을 보니 내가 놓쳤던 좋은 이야기가 참 많다고 느꼈다. 똑같이 한국에서 살고, 동시에 서울에서 먹고 자도 깜박하고 지나가버리는 것들이 있었다. 이건 영화의 한 장면이 될 수도 있고, 이미 영화의 한 장면이었을 수도 있고, 그런 순간들을 눈으로 봤을 때 내 시선을 담아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작은 결심이 생겼다. 글로 기록해두는 것과는 다른 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강유가람 감독님의 강의가 곧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다. 여성주의 미디어에 대해 설명해주는 감독과 우리들. 강의실 맨 뒤쪽에서 우리를 찍었다면, 그 공간은 단단해보일지도 모르겠다. 감독님은 “‘나’의 입장이 명확해야 ‘나’의 사적인 일을 담을 수 있다” 말씀해주셨으니까, 우리들의 확실한 입장들이 한데 모여 있다면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사적인 순간들은 얼마나 또렷하게 전달될 것인가? 




  회의에서는 지난달처럼 10대 캠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지난 4월 진행된 아카데미 중간평가 설문지 내용을 토대로 서로의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활동과제로 제출했던 서로의 과제(나 자신 혹은 내가 하고 싶은 인물 인터뷰하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인터뷰 과제의 감상을 말하면서, 인터뷰는 분명 끝난 것인데도 여전히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울어도 이상하지 않은 그 상황이 편안했다. 서로에게 질문자와 인터뷰 대상자가 되어서 한 편의 이야기에 출연하고 있다는 기분이었다. 각자가 겪고 있는 상황과 관계들을 들어주고, 나아가 이해해주는 일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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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 자원활동 참여 후기


김인태 (前 장미공장 참여자, 現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평등문화를가꾸는남성모임 참여 중)


군 복무 중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여성의전화>라는 단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여성주의에 관심이 있었는데, 3.8 세계여성의날에 배포할 장미제작에 참여할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먼 길을 찾아 도착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장미를 만들었는데 제 걱정과는 달리 어느 분도 제가 남자라서 당황한 기색이 없으셨습니다. 오히려 나이나 직업 등 ‘보통’ 물어보는 정보도 하나도 묻지 않으셔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복무 기간 동안 갈고닦은 단순반복노동능력을 한껏 뽐내며, 저를 포함해 모든 분이 열심히 일해 주셔서 이틀 치 작업량을 하루 만에 끝내는 위용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가자마자 점심을 주셔서 맛있게 먹고 장미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한두 시간마다 활동가분들이 오셔서 간식을 먹고 해야 된다며 계속 먹을 것을 주셨습니다. 결국, 저는 점심, 간식, 저녁까지 먹고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분명히 자원활동을 하러 간 건데 먹고만 온 것 같아 죄송했고, 전역일 일정을 계산해보니 장미 배포에도 잠시나마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 3월 8일 활동에도 참여하였습니다.


 전역식을 마친 후 짐을 챙겨 들고 장미를 나눠드리기 위해 바로 광화문으로 향해 장미를 나누었습니다. 아마 제 평생에 살면서 가장 단시간에 가장 많은 웃음과 감사의 말을 들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가게 점원분들도 나와서 받아 가시고, 동료가 받는 걸 본 남성분들이 “여성의날? 그런 날도 있었어? 오늘이야?” 하면서 관심을 가지시고, 세상 한가득 걱정을 짊어진 것 같은 분들조차도 장미를 받고 활짝 웃는 걸 보면 너무나 뿌듯했습니다. 점심과 간식도 먹고, -이곳은 정말 자원활동가들에게 마음의 빚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결국 회원이 되었습니다.- 신촌으로 자리를 옮겨서 장미를 배포했습니다. 


광화문과 신촌 모두 장미가 생각보다 빨리 동나서 정말 더 주고 싶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나다니는 모든 분에게 더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가족과의 저녁 식사 약속이 있어 강남역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전역일이었어도 절대로 아쉽지 않은 행복을 선물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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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3.8 세계여성의날, 당신에게 빵과 장미를


은총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1만 개의 장미는 무엇을 남겼을까

1908년 3월 8일 미국에서 2만여 명의 여성 노동자 시위대가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달라고 외친 후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집계해도 남편이나 애인 등에 살해당한 여성이 1.9일에 1명(2015년). 성별임금격차 OECD 국가 중 1위(2014년). 한 세기가 지나도록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여전하다. 


2017년 3월 8일. 한국여성의전화는 모든 여성의 삶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한 세기 전 여성들의 외침은 지금 우리의 외침이기도 하다는 뜻을 전달하고자 서울 방방곡곡에서 여성들에게 장미를 나눴다. 아침 일찍 광화문 광장에서, 오후 무렵 신촌 대학가에서, 그리고 눈이 오는 저녁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보라색 장미가 뿌려졌다. 뜻하지 않은 선물에 즐거워하는 여성들. 의미와 선물을 함께 나누며 힘을 얻은 활동가, 자원활동가, 회원의 행동으로 다양한 기쁨이 서울 곳곳에 가득했다. 




장미와 함께 당신을 향한 응원을!

올해는 2016년보다 한층 진화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수해 3.8 세계여성의날에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가 사연 대상자에게 직접 장미를 전하는 <배달의 장미>가 바로 그것이다. 원래 장미 배포 지역 인근에 한해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성들의 삶이 녹아든 각양각색의 이야기에, 넘치는 의욕을 충전해 은평구에서부터 영등포구까지 퀵서비스를 방불케 하는 속도와 일정으로 장미를 배달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이 침해됐을 때 당당하게 맞섰으면 좋겠다.”


아직 새벽바람이 쌀쌀한 아침 1교시 수업에 깜짝 선물이 나타났다. 학생들의 탄성과 비누 장미의 향기가 교실에 퍼졌다. 고등학교 선생님인 이진현 한국여성의전화 회원이 스물 일곱 명의 학생에게 장미를 선물했다. 이진현 회원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이날을 떠올리며 자신의 권리를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렇게 놀기 좋아하던 네가 워킹맘이 되어 열심히 일하는 걸 보니 기특하기도, 짠하기도 하네.”

동생과 공동육아 중인 언니가 혼자만의 시간이 ‘판타지’가 되어버린 동생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배달의 장미>를 신청한 사람이 언니라는 말을 듣자마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일하는 여성으로 살며 공동육아를 맡은 언니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에 연신 눈가를 훔쳤다. “오늘만큼은 여성들이 행복할 권리가 있지 않겠니?”라는 언니의 말에 사연의 주인공은 “우리 행복해지자.”라는 대답을 전했다. 




“지금은 비록 각자의 자리에서 투쟁하고 있지만, 우리는 틈틈이 여성폭력이 없는 세상으로 바꾸어 나가는 점으로 나타나 함께 선을 긋고, 도형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인 페미니즘 활동을 시작한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들도 <배달의 장미> 주인공이 되었다. “함께 공부하고, 설치고, 떠들고, 소리치고, 싸웠던” 동료로부터 멀리서도 불꽃의 장작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전달받은 활동가들은, 신촌 길거리에서 “너무 행복하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거리를 스쳐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배달받은 장미를 나누어주는 참된 활동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축하해!”


이 외에도 힘든 나날들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축하하고 같이 성장해나가길 기원하는 각기 다른 두 신청자의 사연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일상의 작은 기쁨에 이들은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소중한 우정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또 6개의 시민단체와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의 ‘성평등 디딤돌’상 수상자들께 장미를 배달했다. 한국여성민우회에는 깜짝 선물을 주기 위해 예고 없이 방문했다. 그러나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가 아무도 없어 텅 빈 사무실의 책상에게 대신 장미를 배달하고 오기도 하였다.


“저 또한 가정폭력피해 생존자로서, 피해자가 두 발로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오랜 시간동안 활동해 온 한국여성의전화에 감사드립니다.”


<배달의 장미> 종료 직전, 마침 근방에서 모임을 하고 있던 여성주의자 모임 <로리타펀치>에서 트위터를 통해 장미 배달을 신청했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홍대입구역 인근에 거주하는 활동가의 방에서 누워있던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은 부랴부랴 남은 장미를 챙겨 마지막 장미를 배달하기 위해 다시 신발을 신었다. <로리타펀치>의 활동가는 장미를 받은 후 모임 구성원들이 함께 마련한 후원금을 한국여성의전화에 깜짝 선물해주었다. 감사를 전하는 활동가들에게 <로리타펀치> 활동가는 “오히려 자신이 여성에 대한 폭력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해 온 한국여성의전화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하며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외에도 응원의 문자를 보내면 1건당 3천 원이 후원되는 #2540-1983번을 통해 3.8 세계여성의날을 지지하는 메시지로 힘을 실어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다. 


2016년 1,500송이에서, 2017년 1만 송이의 장미를 준비해 더 많은 여성들과 3.8 세계여성의날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직접 전하진 못했더라도, 이 땅의 모든 여성에게 온 마음을 담아 ‘빵’과 ‘장미’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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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운동 아카이브 "문(MOON)" 손쉽게 이용하기!


은총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수천 수 만명의 목소리가 모인 30년간의 상담통계, 여성인권을 침해하는 아내폭력·가정폭력 추방을 위한 다종 다양한 도전,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운동의 그 고난과 감격의 시간들,


보이지 않는 여성들의 노동을 보이게 만들고 여성운동의 지평을 넓힌 여성의 경제세력화 운동 등 여성인권운동의 시작과 마무리, 성과에서 과제까지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카이브 문(MOON)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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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세당 출범 기념 당대표 인터뷰


정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2017년 3월, 드디어 한국에도 여성주의 정당이 출범했다. 이름하여 '여자만세당'. 창당 대회를 마치고 당원 확대에 여념이 없는 여자만세당 대표를 만나보았다. 


먼저, 창당을 축하드린다. 2017년 한국에서 여성주의 정당의 출범은 여러모로 큰 의미다. 어떻게 창당을 결심하게 됐나.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본격적으로 정당을 만들자고 생각하고 준비를 시작한 건 2012년쯤이었다. 2012년은 박근혜 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해인데... '여성주의 정치'가 정말 큰 위기를 맞았다고 느꼈다.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이 오랫동안 싸우고 투쟁해서 얻어낸 성과가 크게 후퇴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여성인권 관련 제도를 만든 단체에서 일하면서, 현실정치가 그 취지를 너무나 쉽게 흐리는 일도 많이 봤었고.”


“현재 한남연애금지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씨의 말도 제법 솔깃했다. 혐오 세력들이 정당의 자격으로 정말 나쁜 플래카드를 실컷 다는데, 우리도 (정당 만들어서) 그거 한번 해보자고 하더라. (웃음) 그래, 해보자 싶었다.”


- 창당 과정이 쉽지 않았겠다. 한국의 정치 지형도 그렇고, 사회적 인식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당연히 어려웠다. 해방 이후 한국에는 여성들의 정치 활동이 매우 활발했다는데, 싹 사라졌었지 않나. 90년대 여성운동도 2000년대 들어서는 엄청난 암흑기였고. 한국이 사실상 양당체제로 군소 정당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인 것도 큰 어려움 중 하나였다.”


“당원 조직을 시작했던 초기에는, 기존 정당에서 탈당한 여성들의 호응이 특히 뜨거웠다. 특히 모 정당에서. (웃음) 내 손을 꼭 잡고 창당을 해 주어 정말 고맙다고, 같이 활동하던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인사하던 친구들이 기억에 남는다.”



모 사이트에서 ‘여자만세당’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 유포한 이미지 


- 여자만세당에 대한 이런 시각도 있는데. 


“저런 반응이 없으면 섭섭할 뻔했다. (웃음) 그러라지 뭐.”


- 현 여자만세당은 어떤 사람이 얼마나 모여있는지?


“이제 당원 수가 40,000명을 넘겼다. 연이어 터진 연예인 성폭행 사건이나, 인권감수성 관련 사건들 때문에 ‘오빠가 사고 쳐 강제로 탈덕한 사람들의 모임’, ‘애인에게 크게 실망한 여성들의 모임’ 등 별도 조직으로 있었던 여성들이 집단 당원 가입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당원은 폭발적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여자만세당의 중점적 의제는 무엇인가. 


“우선은 여성폭력 문제다. 여성폭력 문제는 성차별의 극단적인 표현이기도 하고, 성차별을 강화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각각의 법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를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사회적 합의를 본 적도 없고.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을 계기로 '여성폭력근절기본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우선 힘쓸 계획이다.”


“그 외에도 낙태죄 폐지 문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및 2015한일합의 무효화, 성판매여성 처벌 금지 및 성구매남성 처벌, 디지털 성범죄 문제 등도 주목하고 있는 이슈이다. 물론 언급하지 못한 수많은 당면과제들이 있다.” 


- 19대 대선 정국이다. 출마할 계획은 없는지? 아니면 앞으로의 선거에 대한 목표는?

“'장미 대선'이라고들 하니 웬만하면 출마해보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어렵다. 내년에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춘천시당에서는, 그남자반대위원회의 위원장인 김 씨를 중심으로 준비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하니 내년 선거를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 마지막 한 마디.

“여자만세당은 이제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 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 것이다. 여자만세당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여성주의가 해나갈 수 있는 다양한 도전과 실험 중 하나이기도 하고. 당원 가입과 다양한 활동으로 여기에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


이 기사는 ‘전략적 투표’와 ‘비판적 지지’에 지친 여성주의자들께 바치는 가짜뉴스입니다. 아쉽게도 현실의 여자만세당은 아직 없지만, 조만간 한국에서도 여성주의적 가치와 성평등을 실현하는 제대로 된 정치를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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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젠더폭력 근절 정책토론회

“현장의 목소리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을 밝.히.다”  


유미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성차별 문화와 폭력은 여성을 통제하고 삶의 권리를 제약하며 성적 불평등을 지속시킨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경제·정치·교육·건강 분야 성격차 지수는 144개국 중 116위를 기록했다. 2015년 기준 살인, 강간, 폭력 등 한국의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여성이며, 지난 5년간(2011-2015년) 2,039명의 여성이 살해되거나 살해위험을 겪었다. 한국의 성차별과 여성에 대한 폭력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정의와 국가 기본방침도 확립해놓지 않은 사회다. 성평등 관점이 없는 개별 여성폭력 관련 법 집행과 근절 정책은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여성들의 생존과 인권도 보장하지 않았다.


지난 3월 7일, 2017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의전화는 성평등 관점의 국가 정책 마련과 집행을 촉구하고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장애여성공감,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공동으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토론회 <현장의 목소리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을 밝.히.다>를 진행했다. 여성폭력피해자 지원단체 활동가 및 관련 기관 종사자, 다양한 개인 참여자 등 133명의 인원이 토론회장을 채워 여성폭력 문제와 정책과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현장단체는 활동분야별 6개 정책 방향을 토대로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39개 핵심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정당별 핵심 정책 및 추진과제 발표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정당별 패널이 각 당의 여성폭력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지원 강화 정책을 발표했으며, 정책을 실제 현실화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토론회에 이어 같은 날 1시,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여성·인권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15개 여성·인권단위가 공동으로 주최한 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여성 인권 관점이 부재한 현행 여성폭력 근절 정책을 비판하고, 성평등과 인권의 관점에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오는 5월 9일, 탄핵정국으로 앞당겨진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차기 정부는 성평등 관점에서 여성폭력 근절정책의 기초를 세우고, 정책을 실질화함으로써 차별과 폭력에서 자유로워지고자 열망하는 수많은 유권자들의 요구를 분명하게 실현하여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제안하는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핵심 정책과제


“가정 보호가 아닌 피해자 인권 중심으로”


가정 보호와 유지를 우선으로 한 국가 가정폭력 대응정책으로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가정 보호가 아닌 피해자 인권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목적조항 개정,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 폐지, 체포우선제도 도입, 이혼 과정 중인 피해자 신변 보호와 자립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 정책에서 권리보장 정책으로” 

성폭력 피해자는 ‘정조’ 관념에 바탕을 둔 수사·사법기관의 왜곡된 통념과 편견으로 오히려 피해 사실을 의심받고 비난당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선별해 ‘보호’하는 것이 아닌, 피해자 권리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형법상 ‘강간과 추행의 죄’를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죄’로 변경, 형사사법 절차에서 피해자 (과거) 성 이력의 증거채택 금지조항 마련, 가해자 혹은 검사에 의한 무고와 명예훼손 등 역고소 남발 방지조치 마련, 무단촬영 범죄 관련 현행법 개정 및 스토킹범죄처벌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성착취 문제 대응- 성매매여성 비범죄화와 수요차단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며 성적 착취입니다. 성매매여성들은 성매수자에 의한 성희롱·성폭력과 폭행 및 살해 위협에 노출돼 있으며, 성매매에 대해선 피해를 입증해야만 ‘피해자’가 되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성매매여성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고, 성매수자 처벌 강화로 수요를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성매매여성을 처벌하지 않는 비범죄화로 성매매처벌법 개정, 성매매 알선 및 매수 행위에 대한 수사·처벌 강화, 국내외 성착취 피해자 인권 보장을 위한 인신매매방지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다문화가족 중심에서 모든 이주여성에 대한 인권 보장으로” 


다문화가족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 미등록 상태로 체류 중이거나 폭력피해를 경험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여성들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다문화가족 중심이 아닌 모든 이주여성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여성폭력 피해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여성의 체류권 보장, 여성폭력피해지원 이주여성 통합상담소 마련, 이주여성노동자의 주거 안전 확보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통합적·교차적 관점의 폭력근절 정책 마련- 장애여성 폭력피해 경험을 중심으로” 


장애여성은 성차별과 장애차별이 교차하는 복합적 차별과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노출되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정보 접근권을 박탈당하고, 피임과 불임시술을 강요받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장애여성이 경험하는 복합적 폭력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최우선 원칙으로, 집단거주시설 성폭력 사건 대책 마련 및 장애여성 성폭력피해자 지원체계 강화, 장애여성 가정폭력피해자 지원정책 마련, 장애와 질병이 있는 경우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조항을 전면 개정 및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해야 합니다.



“성차별적 미디어 환경 변화를 위한 정책 마련” 


성폭력 사건 보도에 담긴 성차별적 통념과 편견은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과 몰이해를 재생산하며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고 있습니다. 미디어에 의한 여성폭력 2차 피해 방지 및 성차별적 미디어 환경 변화를 최우선 원칙으로, 지상파 방송사 및 미디어 정책 결정구조 참여 여성 비율 50% 할당, 성평등 관점의 미디어 사업자 평가시스템 마련, 성평등 콘텐츠 제작을 위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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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우리가간당’ 



‘우리’는 원합니다

페미니스트의, 페미니스트에 의한, 성평등한 사회를 실현하는 모두를 위한 정치를


‘우리’는 저항하고 분노합니다

성별에 근거한 모든 억압과 차별, 착취에


‘우리’는 행동합니다

국회, 정부부처, 광장을 넘나들며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을 핵심 의제로 

관련 법·정책 이행상황을 감시하고 변화를 촉구합니다




2017 우리가간당 프로젝트 1탄 @19대 대통령선거

대선 대응 주권자운동



 선언운동  “나는 성평등한 국가를 원한다”


1-5월

 내가 원하는 성평등한 국가의 모습은?

선언운동을 통해 모인 N명의 페미니스트의 N개의 선언을 SNS를 통해 널리 퍼트리고 후보자에게 전달합니다.



 정책제안  “00정책으로 성평등을 앞당겨버려”


3-4월

 페미니스트 주권자가 원하는 젠더정책은?

우리가간당이 말하는 차기정부에서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젠더정책. 
주권자의 목소리로 성평등 실현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말하고 후보자에게 요구합니다.



 후보자 모니터링  “대선후보 성평등정책 톺아보기”


4월

 성평등을 원하는 주권자는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할까요?

어떤 후보의, 어떤 공약이 우리가 바라는 성평등을 실현하는 데 좋을지 함께 살펴보고 관련 정보를 시민들과 나눕니다. 



 투표하기  “성평등에 투표합시다”


사전투표 5/4-5

투표 5/9

 주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권, 성평등에 투표합시다!

투표 인증샷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우리’가 성평등을 위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 한국여성의전화 ‘우리가간당’은 페미니스트의, 페미니스트에 의한, 성평등한 사회를 실현하는 모두를 위한 정치를 위해 행동하는 주권자 모임입니다. 2017년 현재 ‘우리가간당’ 활동가는 23명으로, 1년 동안 여성폭력 및 젠더 정책 현안과 의제에 따른 대응활동을 펼쳐나갑니다.


페이스북 /femimonster 

트위터 @femimonster 

홈페이지 wouldyouparty.org/p/femimonster

    

   ※ ‘우리가간당’ 대선대응활동 프로젝트는 페미니즘 정치를 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및 주권자와 함께 만들어가며, 선거 관련 다양한 현안에 따른 대응주체들과 연대하여 활동을 전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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