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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칼럼

3·8여성의날을 맞아 은평구에 송출되는 가정폭력예방 공익광고

by kwhotline 2012. 2. 28.

 
201238일은 104번째 맞는 세계여성의날이다. 여성의 권리가 높아지다 못해 여성상위시대라는 말이 공공연히 들려온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성폭력사건,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살인사건과 줄어들지 않는 가정폭력 상담건수들, 아들 선호로 인해 여전히 균형을 찾지 못하는 출생성비 등은 여성상위?”라는 말에 물음표 하나를 더하게 된다.

 

2011년 순위

2010년 순위

아이슬란드

1

1

노르웨이

2

2

핀란드

3

3

스웨덴

4

4

아일랜드

5

6

필리핀

8

9

독일

11

13

미국

17

19

프랑스

48

46

중국

61

61

일본

98

94

한국

107

104

<2011WEF(세계경제포럼)가 발표한 각국의 성평등지수> 한국은 135개국 중 107위를 차지했다.


한국 성평등지수
? 135개국 중 107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성평등 지수는 얼마나 될까? 2011WEF(세계경제포럼)가 발표한 글로벌젠더보고서에 따르면 정치, 경제, 보건, 교육 등 4개 분야의 남녀간 성평등 상태를 지수로 산출해 평가한 결과 한국은 분석 대상인 세계 135개국 가운데 107위를 기록했다. 2010104위보다 더 낮아진 수치다.

특히 1인당 국민 총소득(GNI)를 기준으로 세계은행(WB)이 분류한 고소득국가 45개국 가운데에서는 한국이 41위를 차지하여 성차별적인 고소득 국가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남아선호 여전, 사라진 1,094명의 딸들

성비불균형 문제도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기형적인 성비불균형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셋째아이의 성비는 110.9이다. 자연 성비를 106으로 두고 계산할 때, 아들을 낳기 위해 대략 1,094명의 여아가 낙태된 것으로 나타난다. 한때 셋째아이의 성비는 207에 달했었다(2007). 여자 아이의 두 명 중 한명은 태어나기도 전에 낙태됐다는 이야기다. 15년 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2012년에도 남아선호로 인한 성감별과 여아낙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별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45,076

41,450

42,114

45,913

44,333

41,862

49,932

여아

19,347

18,144

18,977

21,283

20,462

19,532

23,676

남아

25,729

23,306

23,137

24,630

23,871

22,330

26,256

성비

133.0

128.5

121.9

115.7

116.7

114.3

110.9

<셋째아이 출생 성비> (단위: , 여아 100명당)자료출처: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자연 성비를 106으로 두고 계산할 때, 아들을 낳기 위해 대략 1,094명의 여아가 낙태된 것으로 나타난다

 

성차별은 좀 그렇지만, 집안일은 여자가 해야지

딸이 더 좋다는 말은 그래도 아들은 있어야 한다는 뿌리깊은 고정관념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여자도 직장을 가져야한다는 말도 남자가 책임져야한다는 무게에 눌렸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다시 50% 아래로 떨어졌고, 임금도 남성의 63.9%의 수준이다. “함께 일은 하겠지만 여자상사는 좀 그렇다는 정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남자는 일을 하고, 여자는 애를 본다는 공식은 고리타분해졌지만, 여전히 육아휴직자의 98.6%가 여성이고, 많은 여성들이 임신출산과 동시에 퇴직한다. ‘도둑질은 나쁘다만큼이나 성차별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성차별은 무의식의 수준에 자리를 잡았고, 아직까지 평등한 의식이 불평등한 무의식을 따라잡지 못했다.

 












1)연신내 물빛공원에서 진행한가 가정폭력가해자 처벌을 위한 1만명 서명운동 




가정폭력 허용하는 사회
- “폭력은 나쁘지만, 남편을 처벌하는 건 좀...”

성차별이 사회 곳곳에 만연할 때 여성에 대한 폭력도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30년 전에 비해서 가정폭력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아직도 여성의 지위가 평등해지지 않았음을 반영한다.

2010년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폭력은 2가구 중 1가구에서 일어나며, 신체적인 폭력도 6가구 중 1가구에서 일어난다. 가정폭력신고를 받은 경찰은 집안일이라며 돌아가고 가해자를 처벌해달라고 법원에 호소해도 기소되는 것은 10%도 안되는 실정이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벌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할 만큼,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에 인색하다. 서로 모르는 사이라면 폭력이 1회로 끝나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가정폭력은 가해자와 매일 마주해야 하는 특수성을 갖는다. 숨지 않는 한 폭력이 지속되며, 회복할 시간도 추스릴 시간도 없다는 이야기다. 벗어날 곳이 없다는 것, 이것이 가정폭력이 살인이나 자살 등의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이유이다. 가정폭력을 집안일로 치부하는 한, 가해자가 아니라 한 집안의 가장으로 불리는 한, 가정폭력으로 인한 비극은 지속될 것이다 




은평구에 송출되는 가정폭력예방 공익광고


은평구는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3월 한 달 동안 가정폭력예방공익광고를 은평구내 동사무소 등에 EBN방송을 통해 송출할 예정이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제작한 이 광고는 극단적인 폭력상황만을 보여줬던 기존의 광고 틀을 깨고 일상을 잠식한 가정폭력의 현실과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이 가정폭력을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광고에 등장하는 당신이 침묵하면 폭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는 문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동사무소나 구청에서 공익광고를 만나면 눈여겨 보아두자. 그리고 어느 집에서 그치지 않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거나 아내들의 구조요청이 있을 땐 남의 집안사라며 외면하지 말고 경찰을 불러 도움을 받게하자. 안전하고 살기좋은 은평구를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모두의 일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김홍미리(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 이 글은 은평시민신문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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