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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14박 15일의 복작복작 보라 리더십 캠프!

by kwhotline 2017. 11. 24.


14박 15일의 복작복작 보라 리더십 캠프!





'보라 리더십' 캠프는 가정폭력피해 10대 여성과 20대 여성인권활동가 아카데미 교육생들이 14박 15일간 함께 한 리더십 캠프입니다. 서로를 지지하는 공동체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한국여성의전화가 기획한 캠프입니다. 캠프의 참여자들은 평등한 관계를 위해 서로의 호칭을 보리로 통일하고,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지금부터 14박 15일간 진행됐던 보리들의 복작복작한 일상을 소개합니다!


 7월 17일, 낯설고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삼송역에서 모두 만나 버스를 타고 파주 홍원연수원으로 이동!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다채로운 보리들은 2주 동안 잘 살기 위해 평등하고 서로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첫 번째, 서로를 부를 때 캠프 밖에서 쓰던 호칭을 버리고 아예 새로운 단어인 ‘보리’라고 칭하거나, 이름 뒤에 ‘님’을 붙여서 부르기로 정했습니다. 또한 ‘우리만의 생활규칙 정하기’ 시간을 통해 생활영역들을 함께 논의하고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보리들의 하루

 비몽사몽 아침, 보리들은 줌바 댄스를 통해 신나게 몸을 깨웠습니다. 그리고 캠프 중간에 있을 대만 방문을 위해 짬짬이 중국어 한마디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에는 영화 감상, D.I.Y 만들기, 그림노래 모임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인권에 대한 단편영화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방에 수를 놓거나 파우치와 선캐쳐를 만들었습니다. 그림노래 모임에서는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가사 만들기, 노래 만들기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캠프 기간 동안 합창연습을 통해 마지막 날 멋진 합창공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뛰어놀자 보리

 '내 마음으로의 여행'을 통해 나의 색깔과 나의 이름 앞에 수식어를 붙여 나를 소개했습니다. 짝을 지어 나의 감정을 말하고, 상대의 말을 듣는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보리들 간의 서먹서먹함이 조금은 풀렸기를! 5박 6일 동안 지냈던 홍원 연수원을 잠시 떠나, 푹푹 찌는 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물놀이와 몸보신의 시간~ 이후에는 짝을 지어 호흡과 동작을 맞춰보는 신나는 스윙 댄스를 배웠습니다. 마지막 밤은 캠프에서 빠질 수 없는 캠프파이어로 시원섭섭한 마음을 불태웠습니다.





끄적끄적 여성주의 

 캠프 중간 중간 여성주의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강의는 윤이나 칼럼니스트와 함께 여성차별을 알아가는 첫걸음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기 위하여> 였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란희 사무처장은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가정폭력은 무엇이고, 한국에서 가정폭력 문제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 이후에 어떠한 활동들이 있었는지를 들려주었습니다. 매일 하는 화장과 내가 욕망하는 미의 기준에 의문을 던지고, 여성들의 다양한 몸과 나의 신체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칭찬하는 시간을 재재 인권정책국 활동가와 가졌습니다. ASAP 한국형 여성 호신술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폭력 상황에 마주했을 때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훈련을 했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더 크고, 더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여 보았습니다. 주한미대사관의 다나 제 (Dana Jae) 서기관을 초청해 미국과 한국의 젠더 이슈, 여성 외교관으로서의 경험을 듣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여성폭력에 대한 캠페인을 한다면 어떤 캠페인을 진행할까?’를 주제로 운동장 되찾기, 데이트 폭력 근절 캠페인 등, 내가 꿈꾸는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장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형사법에 쓰여 있는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대한 개념을 알아보았습니다. 데이트 폭력은 무엇일까? 연애문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건강한 연애문화를 실천하기 위한 이야기들을 손문숙 여성인권상담소 활동가와 알아보았습니다. 경제적 자립을 위해 박미정 경제교육협동조합 푸른살림 대표의 돈 관리법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나의 소비패턴을 파악하고, 내가 설정한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지출과 수입의 균형을 맞추는 맞춤형 돈 관리법을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중요하지만, 너무나 알기 어려운 여성의 몸에 대한 이야기. 윤정원 녹색병원 의사의 여성이 궁금한, 여성에게 필요한, 여성이 알아야 하는 성교육도 진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폭력이 나에게 발생했을 때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지원체계를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가 안내했습니다.





대만을 향해 고고 보리!

 대만에서 첫 번째로 방문한 여성단체는 ‘The garden of hope Foundation’입니다. 폭력피해 여성들을 지원하는 여성인권단체였습니다. 쉼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외에도 여러 쉼터를 세웠다고 합니다. 이곳을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 하나! 대만은 국민들이 경찰서나 소방서 신고 번호처럼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신고 전화를 모두가 알고 있다고 합니다. 한 보리는 실제로 이런 사례를 직접 보게 되어 매우 놀랍다고 물개 박수를 쳤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여성단체는 Taipei Women’s Resque Foundation입니다. 대만의 대표적인 여성단체로써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또한, 대만 일본군 위안부들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AMA Museum을 운영하며, 기록전시 및 영상물 상영을 통해 대만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을 알려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과거의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현재에도 전시 하에 여성폭력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14박 15일, 긴 시간 동안 완전히 새로운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과 지낸 이 시간이 보리들에게는 어떻게 기억될까요? 서먹서먹했던 첫날부터, 방을 같이 쓰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평소 나누지 않았던 주제까지 폭넓게 나누었던 대화, 함께 걸은 걸음. 모두 언젠가 꺼내보며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되기를 바랍니다. 






보리들의 후기


유경

걱정과 설렘 반반으로 캠프를 시작했는데요. 캠프 첫날부터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서 하루하루 지나가는 것이 너무 아쉬웠어요. 2주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배움과 함께 좋은 사람들과 알차고 멋진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뿌듯하고 나 자신 또한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보리캠프는 저에게 또 하나의 기회를 만들어주었고 멋진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보물이었습니다!


어진

보리캠프를 통해 사람들 속의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추억도 쌓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보민

여성호신술이나 잘 몰랐던 폭력들,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 차별들에 대해서 잘 알게 됐고. 여러 사람과 이야기하고 털어놓고 캠프파이어도 즐길 수 있는 힐링 시간이 있어서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승원

캠프에 참가하는 것은 굉장히 두근거리는 일이었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특히 남들과 나의 비슷한 경험에 대해 공감한다는 것은 더욱 매력적이고, 나를 설레게 했습니다.


예진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고 캠프 기간 동안만이더라도 우울한 기분 하나 없이 일상탈출을 하여 홀가분한 기분이었습니다. 페미니스트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뜻깊었고 여러 교훈을 얻고 간 것 같아요~ 일상으로 돌아와 보니 캠프 때 느꼈던 편안한 감정이 안 들어요. 그래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피아

보리캠프는 저에게 ‘캠프 이후의 삶’을 시작하게 했습니다. 캠프에서의 경험, 배운 것, 느낀 것들은 저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습니다. 


서연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가 사람으로 치유되는 좋은 캠프였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던 캠프가 하루하루 지나고 추억들이 쌓이면서 너무나도 따뜻한 기억이 된 것 같아요. 복잡하고 기운 빠지는 사회에서 벗어나, 우리끼리 또 다른 사회를 만들었던 것은 정말 현명한 아이디어였어요. 많은 것이 달랐던 우리가 서로에게서 공통점을 찾고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그리고 힘든 일 있으면 연락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신 보리님들 덕분에 든든했어요. 이제 세상에서 나 혼자가 아니고 주위를 둘러보면 내 편이 있을 거란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어요. 가슴 벅찬 일이 가득 했던 보리캠프!! 서로를 믿고 이해했기에 가능했던 거겠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사중 하나인데,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라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이래요.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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