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삶에 장밋빛 위로를 건네다

한국여성의전화, 3·8세계여성의날 맞아 ‘배달의 장미’ 이벤트 실시 


글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김예원

사진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김희지


“놀기 좋아했던 네가 워킹맘이 되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니 짠하기도 하고 그러네.”


3월 8일. 서울의 한 백화점 지하 여성 의류 판매장에 근무하는 워킹맘 김선미 씨에게 보라색 장미 꽃다발이 배달됐다. 그리고 함께 배달된 언니의 영상 편지에 그녀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영상 속 언니 김선영 씨는 동생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그야말로 ‘판타지’가 되어버렸다며, 힘들어도 공감과 연대가 가장 큰 위로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배달의 장미에 사연을 신청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보라색 꽃다발을 받은 후 사진을 찍고 있는 김선미 씨.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의전화는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배달의 장미’ 이벤트를 열었다. 후원문자함과 SNS 계정을 통해 장미를 전해주고 싶은 사람에 대한 사연을 받았고,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이 직접 장미를 배달했다. 이날 김선미 씨 외에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보내는 장미가 서울 각지에 쉴 새 없이 배달됐다. 세계여성의날은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미국의 여성노동자 2만여 명이 시위를 벌인 데에서 유래됐다. 세계여성의날의 상징이 된 빵과 장미는 각각 여성의 생존권과 참정권을 의미한다. 


‘판타지’같은 여성의 삶에 공감과 지지를


그러나 109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의 삶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2015년 언론보도에 한해서만 남편, 애인 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1.9일에 1명이다. 또한 2014년 성별임금격차는 36.7%로 OECD 국가 중 한국이 1위다. 더는 ‘빵과 장미’를 외치지 않아도 되는 여성의 삶은 여전히 판타지다. 최유연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는 “차별 속에서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내는 여성들이 오늘만큼은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이벤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러한 여성의 삶에 공감하고 개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에게도 장미꽃이 배달됐다. 여성주의 모임 불꽃페미액션의 이가현·김세정 씨가 그 주인공이다. 사연을 보낸 자원활동가 김미현 씨와는 작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만났다. 이들은 거리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보이지 않았을 뿐 언제나 있었다는 데에 깊이 공감하며 여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함께 활동해온 친구들이다. 자원활동가 김미현 씨는 ‘그 친구들에게 멀리서도 불꽃의 장작이 되고 싶다는 제 마음을 담아 보내고 싶다’며 여성을 지지하는 친구들에게 또 다른 ‘지지’의 꽃을 선물했다. 꽃을 선물받은 친구들은 이 꽃을 거리를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다시 나눴다.



여성들은 연대한다. 포옹하고 있는 <불꽃페미액션>의 멤버들. ⓒ한국여성의전화


당당하게 맞서는 여성들이 되길 


 앞으로 여성으로서의 삶을 응원하는 선생님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 은평구 신도고등학교의 이진현 교사는 ‘진로와 직업’ 수업을 듣는 1학년 2반 학생 27명에게 보라색 장미꽃을 선물했다. 이진현 교사는 대학교 때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상담활동을 했던 경험으로부터 ‘권리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벌받게까지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했음을 인지하고, 피해를 입증하는 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달의 장미’ 이벤트가 이를 학생들에게 안내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이 교사는 ‘사회에 나아가면 일상 속에서 더 많이 (차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여학생들이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침해당했을 때 당당히 맞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배달의 장미’는 한국여성의전화 협력단체인 서울시NPO지원센터, 늘푸른여성지원센터, 한국여성민우회 등에도 배달됐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 함께 잘 싸워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류강윤 서울시NPO지원센터 담당자는 ‘최근에 여성주의활동이 활발해져서 너무 좋다’며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주의 활동이 쭉 이어지면 좋겠다는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가 강남역에서 장미를 배포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한편 한국여성의전화는 광화문광장, 신촌 대학가, 강남역 10번 출구 일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1만여 개의 장미를 나눠주는 ‘빵과 장미’ 캠페인도 함께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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