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고 위험한 이슬람교?” 이슬람과 여성


김채영_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BringBackOurGirls


2014년, 전 세계에 #BringBackOurGirls 라는 해시태그가 퍼져나갔다. 그해 4월 14일 나이지리아 북동의 한 학교에서 276명의 여학생이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당했기 때문이다. 보코하람은 ‘전도와 지하드를 위해 선지자의 가르침에 헌신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서양식 교육과 여성의 교육에 반대하며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오바마를 선두로 해외 유명 인사들이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였지만, 결국 소녀들은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두 명의 소녀들이 가까스로 탈출하였다. 그중 한 명인 열입곱 살 소녀 자라는 보코하람의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 당하였고, 임신 중일 때 그가 사망하자 조직에 자살폭탄 테러를 권유받았다. 무사히 귀환하고 난 뒤에도 그녀는 고초를 겪고 있는데, 이웃들이 그녀가 보코하람과 한패가 되어 테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과 더불어, 우리는 종종 이슬람 무장단체의 여성에 대한 폭력, 억압에 대한 뉴스를 접하곤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든 비극을 초래한 것은 이슬람일까? 이슬람은 정말 나쁘고 위험한 종교일까?


이슬람에 대한 오해


이슬람이 좋고 나쁘다는 논의 이전에, 우리는 ‘무슬림 여성’이 적절한 표현이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기독교 여성’ 혹은 ‘불교 여성’이라는 말은 없는데, 왜 유독 ‘무슬림 여성’이라는 단어는 쓰이는 것일까? 세계에는 이슬람 국가가 53개국이나 존재하며, 중동과 아프리카 전역, 특히 북부 아프리카에까지 퍼져 있다. 국가들은 정치제도도, 경제적 수준도 다르며, 사회 개방화 정도와 법제도 또한 모두 다르다. 일례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젠더 라인’이라는 것이 있어 남녀가 공공장소에서 분리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튀니지의 경우 근대화를 추구하면서 일부다처를 법으로 금지하였으며, 여권이 상당히 보장되고 있는 편이다. 따라서 이 다양성을 ‘이슬람’으로 묶으며, 일부 국가에서의 여성의 억압을 ‘무슬림 여성’ 전체에 대한 억압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슬람 전반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을까? 그 답은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에서 찾을 수 있다. 서양과 무슬림 세력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대립해왔다. 특히 십자군 전쟁이 일어난 중세의 경우. 서양은 소위 ‘암흑기’를 거쳤던 것과는 달리 이슬람 세계는 번영을 누렸다. ‘오리엔트’라는 용어의 어원은 중세 암흑시대 ‘빛은 동방에서’라는 표현에서 등장하였는데, 이는 당시 서구사회가 이슬람 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제국이 서구세계에 의해 붕괴하기 시작하자 서구 열강에서는 이슬람의 후진성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이슬람에 의해 여성이 억압받는 논리가 이때 개발되었는데, 단순한 전통의상인 ‘히잡’을 ‘성적인 억압’으로 왜곡하였으며, 여성들이 대소사를 정하고 일을 하는 공간인 ‘하렘’을 ‘퇴폐적이고 선정적인 문화’로 규정한 것이다. 이런 서구 중심적 사고의 확산이 오늘날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해까지 왜곡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슬람과 여성


그렇다면 이슬람 세계에서 여성은 어떤 존재였을까? 이것은 이슬람의 대표적인 경전인 코란을 통해 파악해볼 수 있다. 코란은 당시 아라비아 반도에서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여성에 차별적이지 않다. 일부다처의 경우에는 과부와 결혼하는 것을 장려하였으며, 모든 아내를 공평히 대할 것을 명하고, 공평히 대할 자신이 없으면 한 명의 아내만 구하라고 한다. 튀니지의 경우에는 ‘공평히 대하는 것’이 물질적 평등을 넘어 애정의 평등 또한 고려하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행위라 해석하여 일부일처만을 허용하고 있다. 코란은 또한 이혼할 때 여성이 받을 수 있는 위자료를 구체적인 수치로 정해두고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비합리적인 논리가 담긴 부분 또한 코란에 존재하지만. 예언자인 무함마드 사후 21년 뒤 기록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왜곡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예언자의 언행록인 ‘하디스’와 이슬람법인 ‘샤리아’는 여성의 지위를 위협하기도 했다. 하디스는 당대 사회의 기득권층이 입맛에 맞게 왜곡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샤리아는 무함마드 사후 200년 뒤에 등장하였기 때문에 이슬람의 본질이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어떤 하디스에서는 ‘남편이 사망하였을 때 아내는 남편의 출생일 이후 99년 후에 재가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슬람의 본질을 꿰뚫는 코란은 여성의 지위를 강조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슬람은 여성을 존중하는 종교라고 볼 수 있다.


무슬림 페미니스트들은 이슬람법의 철폐를 요구하며 코란의 여성상을 강조하고 있다. 코란에서 대표적인 여성 모델로는 카디자, 아이샤, 딸 파띠마가 있다. 카디자는 무함마드의 첫 번째 아내로 일하는 여성을 상징하며, 사회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샤는 무함마드의 두 번째 아내로 학문의 원천을 상징하는데, 이는 하디스의 저술에 큰 공헌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딸 파띠마는 정숙한 여인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무슬림 페미니즘은 이 세 여성상을 본받아, 정숙하면서도 학업과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 코란의 여성상이 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은 나쁘고 위험하지 않다 


이슬람이 여성을 억압하는 것은 일부의 일이며, 실제로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본질을 성 평등을 강조하고 있었다. 물론 극단적인 이슬람 무장세력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이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에 의한 여성인권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그 이유를 이슬람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슬람이 여성을 억압한다는 프레임은 분명 강대국의 정치 전략 중 하나로 오늘날까지 재생산되고 있으므로 우리는 더욱 이런 편견을 버려야 할 것이다. 이슬람은 나쁜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여성을 억압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낼 때야 비로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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