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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마음의 간격’이 느껴지지 않는 곳, 한국여성의전화를 만나다

by kwhotline 2016. 5. 4.

 ‘마음의 간격’이 느껴지지 않는 곳,

한국여성의전화를 만나다


 이아정 중앙대학교 일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한국여성의전화로 사회복지 실습을 신청한 것은 관심연구 분야인 ‘여성’ 문제를 사회정책과 사회사업, 양방향에서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성주의 상담으로 시작한 한국여성의전화는 현재 관련법 제정・정책 제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여성문제에 접근하고 있어, 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었다. 


실습은 각 국의 일정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기관과 기관 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을 시작으로 상담교육 프로그램, 홍보 소식지, 회원 신년회와 관련한 업무를 하였다. 특히 실습기간 동안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 3.1 “함께 손잡고 정의를 되찾자”>, <제32회 한국여성대회>, <움직이는마을 네트워크 토론회>와 같은 굵직한 프로그램이 열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사업이나 업무에 참여하기 전에는 항상 활동가 분들이 스스로 관련내용을 찾아보고 공부할 시간을 주셨고, 질문 하나하나에 친절하게 답을 해주셔서 참여에 의미를 더할 수 있었다.


활동을 하면서 우선 여성인권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의 다양성에 놀랐다. ‘여성폭력’이라는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는 상담과 인권지원, 연구지원, 지역사회 연계, 대중캠페인, 정책 모니터링과 법제도 개선활동, 국제연대, 문화사업 등, 내가 상상했던 이상의 다양한 방식의 접근법이 있었다. ‘하나의 목적에 참 다양한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구나’하는 감탄과 함께 ‘하나를 위해서 할 일이 너무나 많다’라는 좌절을 동시에 느끼는 양가감정이 일었다. 그러나 뚜렷한 목표와 현장의 경험을 통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사회정의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옹호자로서, 중재자로서의 사회복지사를 더욱 꿈꾸게 되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소통방식이었다. 실습기간을 돌이켜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웃음소리다. 실습하는 3주간 쉴 새 없이 웃음소리가 들렸고, 아직도 귓가에는 그 웃음소리가 들린다. 허허허, 까르르, 방그레 짓는 미소까지…….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웃음들이었지만 하나의 웃음소리로 기억되는 것을 보면, 서로 많이들 닮아있는 것 같다. 처음 실습을 시작했을 때는 상근활동가와 회원활동가를 구분할 수 없어 누구에게 문의를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그만큼 활동가 간 관계가 친밀하였고, 회원활동가의 참여도가 높았다. 지부와 회원, 두 줄기로 구성되어 운영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활동가 간 소통과 역량이 매우 중요한데, 회의와 메신저를 통해 끊임없이 활동과 교육사항을 함께 계획하고 논의하는 것을 보며 소통노력, 서로 좋은 호흡이 한국여성의전화의 큰 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연합 프로그램에 참여해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체감하며, 연대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동료와 관계를 잘 맺고 서로 협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점차 그 동료의 범위를 확장해나가는 것. 그것이 연대의 본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회원의 표현처럼, 비록 짧은 실습기간의 경험이지만 한국여성의전화는 ‘마음의 간격’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었다. 즐겁게 배우고,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던 기회를 만들어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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