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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스스로 서는 힘, 함께하는 따뜻함

by kwhotline 2016. 2. 25.

 

스스로 서는 힘, 함께하는 따뜻함

오래뜰 가족 인터뷰

 

슬기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같이 지내는 쉼터 가족들과

서로 잘 잤냐는 인사말을 나누는 매일 아침이 너무 행복합니다.

지금도 집에서 폭력을 당해도 참고 있는 분들에게

쉼터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제발 이 글을 보고 용기내세요!"


-쉼터 '그녀들의 이야기 전시회에서 지수님의 글


 

한국여성의전화 쉼터 오래뜰의 가족, 지수님을 만났습니다. 퇴소를 앞둔 지수님은 한국여성의전화에 오십 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이 기부금이 특별했던 이유는 뭘까요? 후원금은 선생님의 자립을 위해 그간 모아오신 오백 만원의 십 퍼센트였습니다. 지수님은 그 땀과 희망을 한국여성의전화에 건네신 겁니다.

 

교회 다니면 원래 십일조를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러려고 했는데 갑자기 여성의전화에 십일조를 하고 싶더라고요. 제가 받은 게 많아서.”

 

 

슬기> 그동안 정들었던 오래뜰(이하 뜰) 식구들과 헤어져 퇴소하신다니 시원섭섭하시겠어요?

지수> 가족들 못 보는 건 아쉽지만, 가정폭력피해자 주거지원을 받아 제 보금자리가 생긴 게 좋아요. 또 베틀모임도 있으니까.

 


베틀여성모임은 오래뜰에 거주 중이거나 퇴소한 분들의 자조모임입니다. 격월로 만나 집단상담, 문화체험 등을 함께 하고 서로의 삶을 응원합니다. 지수 선생님은 현재 쉼터에서 퇴소한 이후, 자립을 위한 주거 지원을 받아 지내고 계십니다. 얘기를 더 나누다 선생님이 처음 뜰에 오시던 때가 궁금해졌습니다.

 


지수> 어느 날 남편이 길에서 사람들이 보는데도 폭행을 한 적이 있어요

       그 즈음에 제가 1366 긴급전화로 연락했고 한국여성의전화 쉼터까지 연결돼 오게 됐어요. 너무 다행이었죠.

 

 

지수 선생님은 이혼소송이 빠르게 진행된 편입니다. 재판부에서 지수 선생님의 입장을 상당수 반영하여, 순조롭게 화해조정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문득 선생님의 엄지손가락에 시선이 닿았습니다. 류머티즘으로 한쪽이 불쑥 튀어나와 있는 상태였습니다관절염에 오래 서 있으면 힘들지만 그럼에도 쉼터에 계시는 동안 계속 일을 하면서 자립 의지를 키우셨다 합니다.

 


슬기> 쉼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지수> 제주도에 자아여행갔던 게 제일 좋았어요. 많은 걸 보게 된 계기였죠.

 


뜰에서는 가정폭력피해생존자들이 자아를 되찾을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 중 하나가 치유캠프 자아여행입니다. 뜰 가족들이 두 달 전부터 기획팀을 꾸려 밑그림을 그리고 여행을 계획합니다.


 

슬기> 쉼터 활동가에게 들었어요. 요리솜씨가 좋으셔서 식구들, 특히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많이 만들어주셨다면서요? 정이 많은 분이신 것 같아요.

지수> (웃음) 그런데 제가 성격이 모날 때가 가끔 있어요.

        뜰 가족들이 그걸 참 잘 받아줘요. 그런 경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드물었고, 참 고마워요

        ‘나를 믿어주고 따라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슬기> 앞으로의 꿈, 계획이 있다면요?

지수> 제가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반찬가게를 내고 싶어요

        딸이랑 수다처럼 얘기해봤는데, 딸이 배달하고. (웃음) 내 몸 상태에 맞게 차근차근 해야겠죠. 혼자는 못해요.

 


 



1987년 시작된 한국여성의전화 쉼터 오래뜰은 한국 최초의 가정폭력피해생존자 쉼터입니다

치유 프로그램, 법률소송 지원, 의료 지원뿐만 아니라 

여성주의의 가치로 평등한 관계를 맺고 스스로 주체가 되는 공동체입니다.


가정폭력 쉼터는 가정폭력을 벗어나기 위해 용기 있게 집을 나선 여성들과 동반 아동이 살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과 아동들이 폭력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안전하고, 소중한 공간입니다.

 

정부는 가정폭력범죄피해로 급박하게 쉼터에 피신한 여성과 아이들의 자산을 조사하여

시설 수급자비수급자로 나누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가해남편이 이용 중인 집이나 자동차, 사업장이 피해자 명의로 되어 있다면

수중에 돈이 한 푼 없더라도 비수급자로 분류되어 차등 지원을 받습니다.

 

쉼터로 탈출한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살기 위해' 생활의 터전인 집을 나왔습니다

그렇기에 쉼터는 세상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생계비는 가장 기본적으로 확보해야하는 비용임에도

정부는 예산부족을 핑계로 비수급자의 생계비를 제대로 지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가정폭력피해여성과 아동이 또 다른 고통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분들의 후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지지가 그들의 새로운 출발에 큰 힘이 됩니다.

 

후원계좌 하나은행 128-910002-01505 예금주:한국여성의전화

상담 전화 :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상담소 02-2263-6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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