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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꼭 잡은 손이 어색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가을 여행

by kwhotline 2015. 11. 12.

꼭 잡은 손이 어색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가을 여행

백기현
 

 

밤부터 새벽까지 많은 비가 내렸다.

어렸을 때도 소풍 전 날은 유난히 잠이 일찍 깼었다. 정다지기 여행가야 하는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출발 시간이 되니 다행히도 비가 그쳤다.

불광역에서 모여 버스를 타고 유명산 휴양림으로 출발했다.

처음 보는 회원들이 많이 있어서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온 회원도 있었다. 버스 안에서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창밖으로 알록달록 물든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이 살짝 들떠 있었다.


유명산 휴양림은 등산로와 산책로 캠핑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우리는 넓은 잔디마당에 자리를 잡고 여러 가지 게임을 하며 동심으로 돌아가 있었다. 이인삼각 게임을 하며 하나됨을 느낄 수 있었고, 보물찾기를 하며 어린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팀을 나눠 줄넘기를 하며 한번이라도 더 뛰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을 보며 함께 응원의 박수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즐거운 점심시간. 회원들과 함께 나눠먹기 위해 풍성하게 싸 온 도시락 앞에 김밥 한줄 싸간 나는 내놓기가 부끄러웠다. 모두가 넉넉하게 즐거운 점심시간을 보내고 파란 가을 하늘아래 산책을 하며 한껏 물든 단풍에 취해보기도 하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를 함께 보내다 보니 처음 만날 때와 다르게 꼭 잡은 손도 어색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다보니 정말 즐겁고 행복한 정다지기 여행이었다.

 

 

<사진. 앞쪽부터 박은주, 이동화, 이은영, 정은경, 백기현 회원>

 

 

 

 

 

 

 

서로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묻어나는 정겨운 얼굴

 

박수진 회원

 

 

밤새 추적추적 내리는 촉촉한 가을비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까닭은

이러다가 정다지기 여행이 취소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앞서기 때문이리라.
아침이 되자 점차 잦아지던 빗줄기가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에는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이 말끔한 얼굴로 청명한 가을 하늘을 내비치어 사뿐사뿐

걷는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빨갛게 노랗게 단풍이 곱게 물든 유명산 자락의 잔디광장,

서로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묻어나는 정겨운 얼굴의 한여전 회원들과의 만남.
설렘과 기대로 시작된 공동체 놀이에서, 포복절도하며 눈물콧물 다 빼놓은 정춘숙 전 상임대표님과 란희 사무처장님의 비키니포즈는 당연 압권이다.

살신성인 정신에 경의를 표하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도시락을 펴 음식을 나눠먹으며

속살거리는 담소에 소록소록 쌓이는 정겨움은 가을 해살만큼이나 눈부시다.

보물찾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의 조잘거림과 해맑은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며 그렇게 시간은 무르익어 간다.
소화도 시킬 겸 시작된 작은 운동회는 상금을 향한 집념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처절함까지 엿보이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여라.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 하지만 상품이 푸짐하니 마음도 더불어 풍성해져 모두 입술 끝이 올라간다.

농익은 가을정취를 만끽하며 오순도순 걷는 산책길은 맞잡은 손끝이 간질거리고 가슴이 찌르르 따스해져 마냥 구름 위를 노니는 듯하다.

조금은 지친 발걸음으로 탑승한 버스에서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니 저녁을 먹자하며 모두 차에서 내린다. 푸짐한 두부전골이 꿀맛 같아 게눈 감추 듯 먹어치우고 행복한 포만감에 볼록한 배를 두드려본다.

2015년 정다지기 여행. 눈물 나게 아름다운 시월의 끝자락에 영원히 잊지 못할 어여쁜 추억 한줄 아로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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