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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수지의 편지 - 가정폭력피해자 정당방위 사건 윤필정씨 그 후 이야기

by kwhotline 2015. 2. 13.

수지의 편지

 - 가정폭력피해자 정당방위 사건 윤필정씨(가명)의 그 후 이야기 -

 

 

 

가정폭력으로 인한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해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윤필정씨(가명)의 재판이 대법원 상고에서 기각되었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지지서명에 약 2만 여명이 참여해주셨고, 상담회원과 로스쿨 학생들, 변호사들 참 많은 사람들이 윤필정씨의 무죄 판결을 위해 함께해왔는데요.

 

윤필정씨의 딸인 수지(가명)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장문의 문자를 보내와 공유합니다.

 

감옥 안이 아닌 창살 밖에서 하루 빨리 필정씨를 뵙기 바라며,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한국여성의전화도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소장님^^ 수지입니다.

 

메일 확인 잘 했습니다. 오지 않을 것 같고 멀게만 느껴지던 시간이 오네요.

아무것도 모르고 막막했던 2013년 9월을 생각하면 지금 이 시간이 참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

1심 첫 번째 공판에서, 선고를 내려줄 것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고 어렸던 제가 견딜 수 있었던 건 진심으로 안아주고 도와주시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운 선고 날을 1심.2심 두 번 겪어보고 저도 많이 단단해졌는지, 대법원 기각판결에 대해서는 마음이 괜찮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참 울컥하는게... 1년5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슬퍼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고생 많이 해주신 감사한 모든 분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무거운 비밀을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어렵게 말하고, 남의 일들이라고 생각했던 방송 그것이 알고싶다에 내가 주인공이 되어 촬영도 하고, 숨 막히는 법정에서 증인을 서고, 엄마를 마주하면서 너무너무 마음이 버거울 때 건네주셨던 티슈, 1심 선고 날 불안하고 떨리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진정시킬 수 있었던 다 같이 먹은 북부지법 앞 칼국수, 부족한 문장력에 밤새 고민해서 썼던 탄원서들,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큰 용기를 받았던 아고라 서명운동, 혼자 끙끙 힘들었던 동생과의 생계를 도와준 모금운동, 인내를 배우게 된 2심 재판과정...

 

수많은 일들이 떠오르고 내 옆에 정말 감사한 사람들이 많았구나..다시 한 번 깊게 느낍니다.

 

지금은 미뤄두었던 제 삶을 찾아 평범하게 회사에서 열심히 적응하고 일하며 지내고 있는데, 수지로 살았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매사에 더욱 감사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많이 보고 싶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윤필정씨 사연보기 http://me2.do/FczP6dNn

 

 

* 응원 댓글을 달아주시면, 수지씨에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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