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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한국여성의전화 45기 여성상담전문교육 숙박교육 현장에 가다

by kwhotline 2013. 4. 27.

여성인권운동은 정의입니다

_ 한국여성의전화 45기 여성상담전문교육 숙박교육 현장에 가다

 

지난 329~30, 은평구 팀수양관에서는 한국여성의전화(이하 한여전)의 주최로 45기 여성상담전문교육의 일환인 숙박교육이 이루어졌다. 상담자가 자신을 먼저 성찰하고, 여성주의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통해 내담자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교육 첫날에는 가정폭력 가해자인 남편을 살해한 후 감옥에 간 여성재소자들의 실화가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을 말하라를 감상한 후, 여성인권활동에 대한 교육이 이어졌다. 이어 의식향상(CR)집단 상담이 진행됐다. 의식향상은 개인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무의식 에 가라앉은 자신의 생각을 의식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즉 여성에게 무심코 행해지는 일상적 행위들에 대해서 여성 자신이 주체적으로 인지하고 느끼는 것이다. 본 교육에서는 의식향상집단 상담을 통해서 가부장적 체제로 이미 내재화, 외현화 된 교육생들의 의식을 여성주의 의식으로 대치하는 것이 목표이다.

 

 

<330, 한여전이 주최한 45기 숙박교육에서 교육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때 선보일 율동을 연습 중이다.>

 

교육 이튿날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선보일 율동을 연습하며 아침을 시작했다. 한여전이 만든 지금처럼 당당하게라는 노래에 맞춰 수강생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연습에 매진했다. 이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하자, 할머니들의 고통스러웠던 삶의 증언에 교육생들은 너도나도 눈물을 훔쳤다. 영상이 끝나고 조별로 나뉘어 일본 대사관 앞의 시위에서 쓰일 현수막을 함께 제작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에서는 '일본에게 어떻게 사과를 받아내야 할지', '현재 일본을 둘러싼 아이들의 역사인식은 어떠한지'와 같은 다양하고 현실적인 주제에 대한 생각이 오갔다. 조별로 토론의 내용을 발표함으로써 이틀간의 교육이 모두 끝났다.

 

유일한 남자 교육생이었던 유씨는 그동안 남성의 시각에서만 세상을 봤었는데 여성의 관점에서 보니 부조리함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생 김씨는 이번 교육에서 '의식향상집단'과정이 가장 좋았다. 다른 교육생들과 속 깊은 얘기를 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과거에 가정폭력 피해자였다는 한 교육생은 교육을 통해 가정폭력 상황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쉼터로 나온 것이 당장은 아이들에게 힘들지도 모르지만 멀리 보면 참 잘한 결정이었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미소 지었다.

 

강사는 말하고, 교육생은 그저 듣기만 하는 일방적인 수업 방식은 지식을 많이 알아가기에는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담자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가진 아픈 상처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정폭력상담원 교육 과정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끊임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숙박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밤 새워 차마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상처를 서로에게 보여주며 울고, 위로하고, 보듬는 데에서 교육생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진정성 있는 상담가로 성장해갈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숙박교육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교육생들이 곧 상처 입은 사람들의 든든한 지지대가 되리라 믿는다.

 

이재은_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 기자단

muzicallu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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