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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활동가는 햇살을 먹고 산다

by kwhotline 2012. 7. 4.

햇살 햇살 햇살~

활동가는 햇살을 먹고 산다

 

 

 


 

본부의 활동가들은 바쁘다. 매우 바쁘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살고있기에, 바쁜 하루하루는 어찌보면 활동가들의 숙명인 것도 같다.

하지만 바쁜 일상이라는 숙명은 심각한 문제를 포함한다. 무엇을 고민하거나 생각할 시간조차 없을 경우, 운동은 돗 잃은 배처럼 방향을 잃고 표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란희 처장은 말했다. 다양한 운동과 만나봐야 한다고.

춘숙 대표는 말했다. 활동가들이 사회학, 경제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화영 소장은 말했다. 나에게 무엇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유연 국장은 말했다. 운동의 방향을 고민하고 분석하는 공부를 한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에 대해서.

 

이런 고픔들은 다양한 운동을 만나고, 운동의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필요로 했다.

활동가 성장을 위한 햇살프로젝트는 그런 절박함에서 시작됐다.

 

처음 햇살에 초대된 주제는 JYJ의 팬덤에 대한 이야기였다. 시민단체도 아니고 사회변화를 위한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집단도 아닌데다가, 곧잘 빠순이로 비하되어왔던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이 사회변화를 위한 일련의 공동행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었다. 그들의 동력이 무엇인지, 운영체계는 어떤것인지 활동가들은 모든 것이 궁금했다. 자신을 JYJ 팬덤의 일개 새우잦(팬들이 스스로를 겸허히 칭하는 말)으로 소개한 강사는 JYJ팬덤이 펼치는 소비자운동, 응원광고, 일등만들기 투표, 411 현실투표참여 독려 등의 활동은 어떤 특별한 사람에 의해 통솔되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저 평범한 일개 새우잦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거대 연예기획사의 압력으로 오빠들을 만나지 못한 빠순이들은 부당한 권력을 제대로 맛보았고, 오빠들을 더 자주 방송을 통해 보고싶다는 욕망이 권력에 대한 저항으로 실현되는 것 같았다.

개인의 욕망이 사회적 실천과 맞닿는 것. 이 어찌 아름답지 아니하단 말인가.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도 만났다. KARA는 햇살에 꼭 초대하고 싶었던 일순위 초대손님이었다. 만만한 강아지를 발로 뻥 차는 것과 만만한 아내를 피해자로 삼는 맥락이 비슷했고, 명백한 폭력이지만 그 누구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도 비슷했다. 때문에 더 KARA와 여성의전화가 함께 헤쳐나가야 할 문제들이 있어 보였다.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와 비폭력감수성을 키우는 노력들을 같이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더운 여름을 맞아 활동가를 행복하게 만드는 건 뭐가 있을까?’를 더 뜨겁게 찾아나선다.

가장 더운 어느 날, 우린 행복한 조직안에서 일하는 행복한 활동가가 되기 위한 어떤 뭔가를 또 해내고 있을 것이다.

 

 

 

 

 

글. 김홍미리_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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